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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Webtoon

웹툰 플랫폼에 투고 (개인작) : 콘티 짜기 (2)

by 백색정석 2024. 9. 4.

 

이전 글에서 시놉시스와 캐릭터 시트까지 완성하였으니, 이제 남은것은 진짜 작업이겠죠. 보통 플랫폼에서는 1화, 길게는 3화까지도 요구를 합니다.

 

하지만 저는 단편용 스토리이고, 단편의 경우에는 최대 1화 완성을 요구하는 플랫폼들이 많기 때문에 1화를 완성한 후 컨택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럼 웹툰 1화를 작업하기 위해선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할 일은 굉장히 많습니다만, 하나하나 하면 언젠가는 완성할 수 있습니다. 먼저 해야 할 목록을 보여드리겠습니다.

 

1. 글콘티

2. 콘티

3. 페이지 별 콘티 배치

4. 식자 박기

5. 말풍선

6. 컷 나누기

7. 효과음

(8. 배경 배치) -> 저는 이 단계를 사실 콘티 단계에서 하지만, 스케치 단계에서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콘티는 간단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할 일이 많죠? 

그래서 콘티 작가를 따로 쓰는 것 입니다. 콘티가 가장 시간이 오래걸리고, 어려운 작업입니다. 웹툰 전체적으로 보면 시놉시스와 스토리, 캐릭터가 가장 중요하겠지만, 한 화 한 화 작업할 때에 가장 중요한 것은 제 기준으로는 콘티입니다.

 

콘티는 사실상 감독의 디렉팅과 같은 것이죠. 어떻게 연출하고, 어떤 구도로 어떤 대사를 어떤 상황에 그려내야 하는지를 정확하게 지시해주는 단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콘티 부분이 제대로 되어있지 않으면, 작업 시간이 배로 오래걸리고, 아무리 작화가 좋다고 한들 잘 읽히지 않는 연출을 사용하면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기 힘듭니다.

 

그래서 가장 시간을 많이 걸리는 작업은...사실 선화이지만, 선화는 몸이 힘들고 시간이 오래걸리는 단순 노동에 가까운 작업이라고 한다면, 콘티는 정말로 머리를 쥐어 짜내야 하는 작업 단계입니다. 

 

저는 그림보다도 만화의 강점은 연출과 스토리라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대사 한 줄 한줄의 배치와 단어들을 기깔나게 뽑아내서 적절하게 연출해야 합니다. 콘티가 가장 중요해야 하는 이유이죠. 만화가 재미없다면 사실 작화나 다른 문제보다도, 콘티의 문제입니다. 요지는, 콘티를 확실하게 잡고 가셔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시간이 오래걸리더라도, 콘티 단계에서 대사와 연출을 남들도 알아볼 수 있도록 깔끔하게 작업하신 후, 주변 사람들에게(웹툰을 잘 아는 부들에게 여쭤봐야겠죠?) 피드백을 받아보세요. 물론 모두가 개인의 취향이 있는지라 10명에게 물어보면 10명이 다 다른 말을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의외로 미미한 취향은 갈리더라도 겹치는 조언이 있을겁니다. 그 조언을 취하고 나머지 부분은 작업하시는 분의 취향에 따라 취사선택하시면 됩니다. 모든 의견들을 다 수용할 필요는 없습니다.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 있는 만화란 없으니까요. 그렇지만 대략적으로 겹치는 조언이 있다면 그 부분이 내가 약한가보구나. 하고 인정하고 수정해나가면 되는것 입니다.

 

말이 길어졌습니다. 

그럼 이제 단계별로 조금 더 세세하게 설명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 글콘티

시놉시스에서 1화의 대략적인 플롯은 나와있겠죠. 그런데 이 수준에서 이미 당신의 머릿속에는 디테일하게 1화의 기승전결이 잡혀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시놉시스와 플롯을 쓸 때 세세하게 써야한다고 말씀드린 것 입니다. 나중에 생각해야지, 하지 마시고 처음에  시놉시스를 쓸 때 최대한 세세하게 써 두세요. 글콘티에서 정해야 할 것은 구체적인 행동과 대사와 연출이지 어떤 스토리를 쓸지 만들어내는 단계가 아닙니다. 그 단계는 시놉시스에서 완료하고 오세요.

 

e.g.) 1화 시놉시스 : A와 B가 길을 가다가 우연히 마주친다, 그 둘은 사실은 이전에 사귀던 사이였다. 안좋게 헤어졌기 때문에 서로 감정이 좋지 않은 티를 낸다. 둘은 서로 으르렁 거리며 인사를 주고받으며 자신이 현재 더 잘났고 행복하다는 것을 은연중에 블러핑하며 어필하려고 애를 쓴다. (둘은 혐관) 그리고 그들은 헤어진다. A는 B앞에서 자가를 마련했고 곧 결혼을 앞두고 있따고 뻥을 쳐 놨지만 사실은 월세 원룸에서 살고 있는데다가 얼마 전에 만나던 연인하고도 헤어진 상태였다. A는 그래도 내일부터는 더 좋은 연봉으로 계약한 대기업에 출근한 다는 것을 위안삼으며 잠이 든다. 다음날, A는 중고 신입으로 첫 출근을 하게 되는데 자신의 사수가 바로 B였다. 

 

방금 쓰느라 말도 안되는 플롯같지만 저는 대략 이런 식으로 1화 플롯을 작성해둡니다. 세세한 연출은 없지만 대략적인 흐름을 알 수 있도록요.

 

이 시놉시스를 가지고 글콘티를 짭니다. 글콘티는 위의 시놉시스를 만화로 옮길 때 어떤 식으로 어떤 대사와 행동을 하며 옮길지 생각하면서 쓰는 것 입니다. 보통 1화는 60컷을 훌쩍 넘는 경우가 많지만, 일단은 60 컷을 기준으로 생각하시고 작성해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대략적으로 머릿속으로 컷들을 그리면서 작성합니다.

 

(글콘티)

e.g.) 1컷 : 밤 하늘 + 어두운 골목 배경 / 2컷: (A가 비틀거리며 길을 걸어가고 있다. 술에 취한 듯 하다.) A: 어우, 너무 많이 마셨나...내일부터 출근인데. / 3컷: (A와 B가 어깨를 부딫힘, B는 뒷모습만 보여서 얼굴이 보이지 않고 A만 보이는 상태) 앗,! / 4컷: A: 아, 죄송...합니.... / 5컷: B: 아닙니다. 제가... 엇 / 6컷: A와 B가 눈을 마주치며 놀라는 표정을 짓는 컷) ....A,B: 너는....A,B?! ....(이하생략)

 

이런 식으로 대사와 함께 캐릭터의 행동을 컷별로 나누어서 작성합니다. 흐름을 잘 보셔야 하고, 60컷 안에 주인공들의 매력을 어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무래도 1화니까요. 이야기의 배경과, 캐릭터들의 성격, 특성 등을 잘 표현할 수있는 대사들과 행동을 주로 써주는 것이 좋습니다. 필요하다면 나레이션을 쓰는 것도 나쁘지 않고요. 쓰시면서 필요없는 대사들은 걸러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런데 한 번에 완벽한 글콘티를 쓰려고 하지 마시고 일단 생각나는대로 주루루룩 쓰신 후에 수정을 하면서 점점 디벨롭 하시는 게 더 시간을 아끼는 방법입니다. 일단 쓰세요.

 

 

 

2. 그림 콘티

 

글콘티가 대략적으로 나왔고, 머릿속에 어느정도 상황이 그려진다면 그림콘티로 넘어갈 단계입니다. 이건 사람마다 취향이 달라 작업하는 방식도 다를겁니다. 저는 일단 한 눈에 볼 수있게 작업한 후에 페이지별로 나누어 배치하는 편 입니다. 말로 쓰니 헷갈리니 그림으로 보여드리겠습니다.

 

 

 

 

저는 일단 이런식으로 길게 나누어 진 캔버스를 준비합니다. 이건 컴퓨터로 작업하셔도 되고, 손으로 작업하시는 것이 편하시다면 손으로 작업하셔도 됩니다. 이건 대략적으로 컷들을 배치하고 연출을 어떻게 할지 슥슥 그려보는 느낌으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옆에 글콘티를 두고 대사를 생각하시면서 그리시면 조금 더 편합니다.

 

일단은 컷 사이 간격은 생각하지 않고 대략적으로 그려보았습니다. 말풍선의 위치나 인물의 정확한 크기 및 위치는 바뀔 수 있습니다. 사실 여기서 확실하게 잡고 가는 게 좋지만...저는 일단 대략적인 흐름을 빨리 보고 수정하고 싶어하는 타입이기 때문에..일단은 후루룩 러프하게 그려두고 이 뒤에 페이지별로 배치한 후에 수정을 조금 하는 편입니다. 지금은 예시용으로 조금만 그려놨지만, 글콘티의 처음부터 끝까지 그려놓습니다. 

 

그리고 보통 작업하시는 작가님들을 보시면 다른 작업에 들어가시기 전에 콘티를 여러개 먼저 작업한다고 합니다. 그 편이 조금 더 통일감도 있고, 앞뒤 내용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지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3. 페이지 별 콘티 배치

 

저는 클립스튜디오 ex를 쓰고 있기 때문에 여러 페이지를 한 번에 만들어 둡니다. 캔버스 크기가 또 플랫폼마다 요구사항이 다릅니다. 1200 px~ 1500px을 요구하는 곳도 있고 더 작은 곳도 있습니다. 그래서 일단은...저는 넉넉 하게 두고 작업하는 편입니다. 가로는 2000px 정도로 세로는 일단은 20000픽셀로 만들지만 더 작아질 수도 있고, 늘어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3만 픽셀은 넘게 하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이미지로 export 할 때 3만픽셀이 넘어가면 추출이 되지 않거든요.

 

 

아까 대략 그려놓았던 콘티를 캔버스에 옮겨서 조금 더 정확하게 그려줍니다. (스케치단계 X)

..다시 말씀드리지만 저는 프로세스에 관한 방법을 알려드리는 것이지 좋은 연출법이나 좋은 콘티를 짜는 법을 말씀드리는 것이 아님을...알려드립니다. 저 역시 콘티가 굉장히 약한 편이라, 여전히 연출 공부를 하고 있는 편입니다. 이 포스팅은 그저 어떤식으로 웹툰을 작업하는가...에 중점을 두고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 단계에서 컷 사이간격이 너무 좁으면 늘려주고 해도 되지만 저는 일단은..그냥 두도록 하겠습니다.

 

 

4. 식자 + 말풍선 박기

위에서는 따로따로 작성하였지만 보통 식자와 말풍선은 같이 작업하니 한번에 보여드리겠습니다.

그런데 여기서부터는 그냥 작업..하면되는거라서 별로 재미 없을 것 같네요...이 때 말풍선 꼬리를 넣어주셔도되고, 나중에 작화까지 끝낸 후에 넣어주셔도 됩니다.

 

5. 컷 나누기 + 효과음

좀 더 까리한 효과음으로 쓰셔도 됩니다. 저는 일단 예시작이기 때문에 그냥 효과선도 대강 넣고 효과음도 폰트로 대강 해결보았습니다. 이제 이 이후엔...그냥...작업과정이라 재미가 없을 것 같아요. 

그래도 ...기력이 있다면 다음 편에 이어서 작업 방법을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살아남읍시다!

백색정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