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단편 말고 단행본 길이의 웹소설을 도전해보자!
이전 포스팅에서는 초단편 웹소설 계약 따내기에 관해서 글을 썼습니다. 그러나 역시 초단편은 1000원짜리인데다가, 그렇게까지 수요가 큰 편은 아니라고 생각해서...뭔가 출판 이력이라고 하면 출판 이력이겠지만, 웹소설 작가라고 스스로를 칭하기에는 애매한 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일단은 정말 짧은 2만자 정도의 길이일 뿐이고, 기승전결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 짧은 작품이니까요.
게다가 컨택한 몇몇 출판사에서는 이제 더이상 초단편은 출간하지 않는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럼 초단편이 아닌 그냥 단편은 어느정도 길이일까요? 장편의 기준을 여쭤보니 장편은 10만 자 이상의 길이의 글을 장편으로 분류한다고 하셨습니다. 웹소설을 단행본으로 자주 사서 보시는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한 권이 보통 10만 자 안팎의 길이이고, (조금 더 짧거나 긴 경우도 있습니다.) 가격은 약 3000원을 기준으로 500원 정도 적기도 하고 많기도 한 것 같습니다.
아무튼, 시장조사를 해 본 결과, 조금 긴 단편이라도 10 만 자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단 권짜리일 경우에요. 그러니까, 10만자 정도 되면 초단편이라고는 부를 수 없는 길이이기도 하고, 저정도 길이의 글을 쓰려면 필연적으로 기승전결이 포함되어 있어야 합니다. 때문에 조금 더 내용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들이 들어가 있겠죠. 캐릭터 빌딩도 조금 더 섬세하게 할 수 있을 거고요.
저는 글을 종종 쓰기는 하지만, 너무 장편은 잘 연재하지 못합니다. 그 작품을 진득하게 붙잡고 있는게 힘들기도 하고, 이미 제 머릿속에서는 엔딩까지 기승전결이 다 나와있는 상태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그냥 빠르게 완결을 내버리고 싶은 생각이 커요. 그래서 저는 한 화 한 화 연재하는 타입의 작가는 아닌 것 같습니다. 차라리 우다다다 써서 단행본 계약을 맺는게 좋은 것 같습니다. 물론 문피아, 조아라, 디리토 등 무료 연재 사이트에서 한 화 한 화 올리다 보면 출판사 측에서 먼저 컨텍이 오는 경우도 있어서 조금 더 편하게 계약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겠죠. 먼저 컨텍이 오기 때문에, 제가 제 작품에 관해서 설명하고 설득해야 할 노력도 줄어들테고요.
10만 자 길이의 글을 쓴다고 할 때, 보통 출판사에서는 3만 자 ~ 5만 자 사이 길이의 원고와, 전체적인 작품의 시놉시스를 요구합니다. 출판사마다 요구하는 것이 다르니 잘 알아보고 컨텍하는 게 좋겠죠. 그리고 길다보니 검토에도 꽤나 많은 시간이 걸리는 편입니다. 최대 3주까지 걸릴 수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이런 과정이 불편하신 분들은 역시 ...출판사에 컨택도 하시되, 글을 무료 연재 사이트에 올려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저는 초단편을 후루룩 몇 편 정도 써서 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그러니 이제 초단편보다는 단 권짜리 단편을 한 번 도전해보려고 합니다. 이런 단편의 경우에는 인기가 많으면 외전을 출판사 측에서 써보지 않겠냐는 제안이 오기도 합니다. 뭐 그건 일단 얼마나 잘 팔리는지에 따라 다르겠지만요.
그럼 이것을 위한 계획을 세워볼까요?
1. 단편 소설의 플롯을 짠다.
- 저는 플롯은 가볍게 짭니다. 저만 알아볼 수 있게 후루룩 러프하게 메모장에 써두기도 하고, 머리로만 대강 짜기도 합니다. 대충 기승전결 이러이러한 내용과 소재의 이런 분위기의 글을 써야겠다...는 아주 러프한 계획!
2. 시놉시스를 작성한다. (사람의 작업 방식에 따라 나중에 해도 됨)
- 시놉시스는 이제 1번을 조금 구체화 시키는 것 입니다. 출판사들마다 컨택할 때 완결까지의 시놉시스, 등장인물들을 설명하고, 작품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것을 미리 작성해 두면 원고를 하다가도 길을 잃지 않을 수 있겠죠. 본인에게도 도움이되니, 간략하게나마 써두는 것이 좋습니다.
- 캐릭터 설정을 짜기도 하고, 제목(보통 가제)도 이 단계에서 정합니다. 기-승-전-결을 나누어서 큼지막한 사건을 적습니다. 구체적으로 상상되는 씬들은 구체적으로 적어둬요. 저만 알아볼 수 있어도 좋습니다. 어차피 출판사에 투고할 때는 다 수정할거니까, 편하게 적습니다. 이 과정에서 1번과는 다른 플롯이 되어버리기도 하지만, 원래 그런겁니다.
3. 하루에 5 천 자 씩 쓴다. x 10회 반복 (5만 자 목표)
- 이게 제일 어렵습니다. 하루에 최소 5천자의 글을 씁니다. 꾸준히요. 이게 하루에 우다다닥 써서 2 만 자 이상의 글을 쓸 수 도 있지만, 저는 이렇게 하면 하루에 웹소설 말고 다른 일을 할 수가 없더라고요. 저는 이런저런 일을 많이 벌려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진짜로 오늘이 아니면 안된다! 수준이 아니라면 적당히 5천 자를 채우고 끊는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말이 5천자지 쓰다보면 8천~1만자 까지는 쓰는 것 같긴 합니다. 무튼, 말의 요지는 무리하지 말자. 입니다. 그리고 한 번에 모든 것을 다 쓰려고 하지말고, 뒷 내용이 이래저래 생각이 났다면, 간략하게 이 다음에 이런씬/이 다음에 이렇게 됨. 하고 미래의 저를 위해 글콘티처럼 메모를 남겨둡시다.
4. 10화 분량을 쓴 후, 5만 자 정도의 길이가 되면 모아서 한 번 퇴고 한다.
- 물론 쓰면서도 맞춤법이나 표현들을 수정하겠지만 투고를 위해 글을 한 파일에 몰아넣고 (보통 한 파일에다가 이어서 쓰기는 하겠지만요) 맞춤법도 수정하고, 표현도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은 바꾸고, 약간 다듬어 줍니다.
5. 출간이 가능할 법한 (작품의 분위기와 잘어울리는) 출판사를 찾는다. 5~7개 사이?
- 출판사 리스트를 쭈욱 작성해두고, 각각의 출판사가 원하는 투고 방법에 맞추어 파일을 준비합니다. 본 원고, 시놉시스 등등..
6. 이메일을 보낸다. (동시에 컨택하되, 한 이메일에 모든 출판사가 받는 이에 보이는 불상사는 만들지 않도록!)
- 검토에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어떤 출판사는 3주정도 걸린다고 공지해 두었더라고요.), 그냥 동시에 쭈욱 컨택합시다. 반려되는 곳도 있고, 긍정적인 답변이 오는 곳도 있겠지만, 최대한 많은 곳에 찔러놓는 것이 조금 더 확률을 높일 수 있겠죠.
- 만약 다른 곳과 계약을 체결했는데/체결하는 중인데 나중에 더 좋은 계약조건이 오면 어떡하지? ㅎㄷㄷ 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뭐 그건 일단 그 일이 일어난 후에 걱정해도 늦지 않을 것 같습니다. 김칫국 금지~ 물론 계약서에 싸인까지 끝낸 상태라면 눈물을 머금고 보내줘야겠지만, 계약서를 작성하기 직전이라면 무르거나 딜을 하는 것이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니, 일단은...그 일이 벌어진 후에 고민합시다.
7. 출판사의 답변을 기다리는 와중에 하루에 5 천 자 씩 작성하여, 완고를 목표로 한다.
- 출판사의 답변을 기다리면서 답답하시겠지만, 원고를 멈추면 안돼... 원고는 계속해서 꾸준히 하루에 최소 5천자 이상을 진행합니다. 왜냐하면 완결이 빨리 날 수록 단행본 발간이 빨라지고, 본인에게도 좋습니다. 일단 완고가 된다면 훨씬 출간 기간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쉬지않고 완고를 향해 달립시다. 만약 모든 출판사에서 다 그 작품을 튕겨내더라도, 다른 곳에 발행하거나 무료 연재 게시판에 바꿔서 올려볼 수도 있으니까요.
8. 이후는 하늘에 맡기기.
- 아무튼 계약이 되느냐 마느냐는 하늘의 뜻이겠지요. 하지만 출판사에서 투고를 계속 받고있는 한, 저는 많이 찔러보는 자에게 더 많은 기회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지금, 1단계. 어떤 글을 쓸지 정하고 있습니다. 소재가 너무 다양해서 고민되는데, 너무 길지 않은 글로 딱 10만자 정도를 채워서 가볍게 써서 출간하고 싶거든요. 그러다보니 오히려 어렵네요. 몇가지 플롯을 써봤는데, 너무 딥해지거나 무거워져서 다음으로 미뤘습니다. 일단 저의 현재 목표는 가볍게 후다닥 써서 단편을 출간하는 거니까요.
다들 힙내서 살아남읍시다!
백색정석.